[탄핵/대선 정국 정치소설] "암흑의 권력" : 제5화 - 반격의 불씨
2025년 6월 중순, 서울은 폭발 직전의 화약고였다. 대통령 탄핵의 여파로 사회는 갈기갈기 찢겼고, 거리엔 분노한 시민들과 경찰이 대치했다. 검사 한도준은 최영철과 그의 배후 세력이 국가를 장악하려는 음모를 파헤치며 점점 더 위험한 길로 들어섰다. 그의 손에 쥔 USB는 그들의 계획을 폭로할 결정적 증거였다. 하지만 그를 노리는 그림자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윤소영이 한도준을 구원한다."
한도준은 서울 외곽의 허름한 모텔 방에 숨어 USB의 내용을 다시 확인했다. 최영철이 외국 투자자들과 나눈 대화록은 단순한 경제적 거래가 아니었다. 그들은 한국의 에너지, 통신, 심지어 국방 산업까지 매각해 권력을 영구히 장악하려 했다. 한도준은 이를 악물며 중얼거렸다.
“이건… 대한민국을 해체하려는 계획이야.”
그의 전화가 울렸다. 동료 검사 윤소영이었다.
“도준 선배! 지금 어디예요? 김태호 부장이 선배를 수배했어요!”
한도준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수배? 내가 무슨 범죄자라도 된 거야?”
윤소영의 목소리가 떨렸다.
“내란죄 수사 방해 혐의래요. 부장님이 검찰 윗선에 선배를 찍었어요. 선배, 당장 도망쳐요!”
한도준은 숨을 고르며 대답했다.
“소영아, 고마워. 하지만 난 도망치지 않아. 이 증거를 세상에 알릴 거야.”
“선배, 제발! 최영철 쪽에서 이미 사람을 보냈을 거예요!”
한도준은 전화를 끊으며 창밖을 살폈다. 모텔 주차장에 낯선 검은 SUV가 서 있었다.
“이미 늦었어…”
한도준은 USB를 주머니에 넣고 모텔 뒷문으로 빠져나갔다. 골목을 달리던 그는 뒤에서 발소리를 들었다. 두 명의 남자가 그를 쫓고 있었다. 한도준은 이를 악물고 골목 끝의 폐건물로 뛰어들었다. 어둠 속에서 그는 숨을 죽이며 남자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한도준, 그 USB 가지고 있을 거야. 절대 놓치면 안 돼.”
“최영철 선배가 직접 지시했어. 필요하면… 제거해.”
한도준의 숨이 멎었다. 그는 벽에 기대며 생각했다.
“최영철… 당신이 이 모든 걸 조종하고 있었어.”
그는 조심스럽게 건물을 빠져나와 윤소영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소영, USB 백업본을 안전한 곳에 숨겨. 내가 연락할 때까지 절대 움직이지 마.”
"바퀴가 비명을 지르며, 그들은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서울고등법원. 강태민의 파기환송심은 점점 더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었다. 이재훈 판사와 젊은 판사들의 노력으로 원심의 조작된 증거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었다. 법정 밖엔 강태민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은 “정의를 위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쳤다.
강태민은 피고인석에서 이재훈을 바라봤다. 이재훈은 차분히 증거를 검토하며 재판을 이끌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엔 피로가 묻어났다. 전날 밤, 낯선 남자들에게 위협받은 사건은 그를 흔들어 놓았다.
“이재훈 판사님, 괜찮으신가요?”
변호사 최윤정이 공판 전 이재훈에게 물었다.
“윤정 씨, 솔직히… 무섭습니다. 하지만 물러설 순 없어요.”
이재훈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최윤정은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판사님,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우리 모두가 함께 싸우고 있어요.”
공판이 시작되자 이재훈은 새로운 증거를 제시했다. 강태민의 선거자금 출처로 지목된 계좌가 조작된 증거였다.
“검찰 측은 이 계좌의 출처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원심의 중대한 오류입니다.”
이재훈의 말이 끝나자 방청객들이 환호했다. 하지만 부장판사 황석구가 날카롭게 끼어들었다.
“이 판사, 자네 지금 재판을 쇼로 만들 작정인가? 이건 터무니없어!”
“부장님, 정의는 쇼가 아닙니다. 저는 법을 따를 뿐입니다.”
이재훈의 단호한 말에 황석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강태민은 피고인석에서 미소를 지었다.
“재훈… 너 정말 대단해.”
공판이 끝난 뒤, 강태민은 법원 앞에서 지지자들과 만났다. 그는 마이크를 잡고 외쳤다.
“국민 여러분! 저는 결백합니다! 이 재판은 저를 제거하려는 음모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군중이 환호하며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하지만 강태민의 보좌관 박민수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속삭였다.
“의원님, 너무 나서면 위험해요. 저들은 여론전도 두려워하지 않아요.”
강태민은 단호히 대답했다.
“민수야, 국민이 우리 힘이다. 이 싸움은 법정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야.”
종로, 서지현의 아파트. 서지현은 묘덕법사가 남긴 플립폰의 내용을 정리하며 폭로 계획을 세웠다. 비자금 내역, 정치인과 재벌의 거래, 사법부 스캔들… 그 모든 게 대한민국을 뒤흔들 폭탄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망설였다. 폭로의 파장은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터였다.
“서 기자님, 이걸 정말 공개할 건가요?”
인턴 기자 민지가 불안한 얼굴로 물었다. 서지현은 플립폰을 손에 쥐며 대답했다.
“민지야, 이건 단순한 기사가 아니야. 이 나라의 미래가 걸린 문제야.”
민지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녀의 눈엔 두려움이 가득했다.
“근데… 묘덕법사, 그 사람 왜 우리를 이런 위험에 빠뜨린 걸까요?”
서지현은 한숨을 쉬며 창밖을 바라봤다.
“그 사람… 단순한 제보자가 아니야. 이건 누군가의 큰 그림이야. 하지만 우리가 그걸 알아낼 때까지 기다릴 순 없어.”
그때, 서지현의 전화가 다시 울렸다. 묘덕법사였다.
“서 기자, 준비됐나?”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무게가 있었다. 서지현은 이를 악물며 물었다.
“당신, 대체 누구야? 왜 나를 이 싸움에 끌어들인 거지?”
묘덕법사는 낮게 웃었다.
“서 기자, 나는 단지 메신저일 뿐이야. 진실은 네가 쥐고 있어. 이제 그걸 세상에 보여줄 때야.”
“만약 내가 폭로하면… 내 삶은 끝장이야. 그건 당신도 알잖아!”
묘덕법사는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
“진실을 쫓는 자는 늘 희생을 감수해. 하지만 서지현, 너는 그걸 감당할 사람이야.”
전화가 끊겼다. 서지현은 플립폰을 내려다보며 결심했다.
“민지, 언론사에 연락해. 내일 아침, 이걸 세상에 공개한다.”
민지가 놀란 얼굴로 물었다.
“서 기자님,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서지현은 단호히 대답했다.
“민지야, 진실은 우리를 자유롭게 해. 두려워하지 마.”
하지만 그날 밤, 서지현의 아파트 밖에서 낯선 남자들이 그녀의 집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들의 대화는 차가웠다.
“서지현이 그걸 공개하면, 최영철 선배 계획이 틀어져.”
“걱정 마. 그녀가 입을 열기 전에 처리할 거야.”
한도준은 폐건물을 빠져나와 서울 도심으로 숨어들었다. 그의 머릿속엔 최영철과 김태호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 싸움… 나 혼자선 못 이겨.”
그는 윤소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영, 나 좀 도와줘. 이 증거를 세상에 알릴 방법이 필요해.”
강태민은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마친 뒤 이재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재훈, 너 때문에 내가 살아났어. 하지만 조심해. 저들은 우리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서지현은 플립폰의 내용을 백업하며 중얼거렸다.
“묘덕법사… 당신이 누구든, 이 진실은 세상을 바꿀 거야.”
대한민국은 반격의 서막을 맞이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실을 쫓는 이들은 점점 더 큰 위험 속으로 빨려들고 있었다.
다음 편에 계속...